우리의식탁

요리를 스타일하다

약식의 유래를 살펴보면 신라 시대로 거슬러 올라갑니다. 《삼국유사》에 따르면 신라 21대 소지왕은 정월 대보름에 경주 남산에 행차하던 중 까마귀가 떨어뜨리고 간 봉투를 받게 됩니다. 이 봉투에는 ‘어서 궁중으로 돌아가 내전에 있는 금갑을 쏘라’는 글이 써 있었습니다. 서둘러 궁으로 가 금갑을 쏘자 역모를 꾸미던 신하와 왕비가 숨어있었습니다. 까마귀 덕분에 위기를 모면한 소지왕은 그 은혜에 보답한다는 뜻에서 검은색을 띤 밥을 지어 정월 대보름에 까마귀에게 먹게 했고 그 풍습이 지금까지 내려오게 되었답니다. 약밥은 숨은 이야기도 재미있지만, 이야기만큼 영양도 가득한 가을철 요리랍니다. 쫄깃한 찹쌀에 밤, 대추, 잣 등 몸에도 좋고 고소한 재료들이 듬뿍 들어있어 먹는 즐거움이 가득하지요. 정월 대보름에 가족들과 둘러앉아 오곡밥, 약밥, 부럼 등 세시 음식을 먹으며 이야기를 나누는 것도 좋겠지요.